요즘의 나 #생각



비 오다가 또 비 오기 전 그 사이에 본 유월 마지막날의 하늘.  



설렘이란 뭘까. 나는 왜 누군가에게 설레고 또 누군가에게는 설레지 않을까.

기대인가. 내 기대를 채워줄 것만 같은 느낌? 만약 그렇다면 설렘은 착각일지도 모른다. 

기분 좋은 착각을 우리는 설렘이라고 믿는 거지. 


아직도 내가 모르고 사는 내 모습이 이렇게나 많다는 게 조금은 충격적이고 하나하나 알게 되는 순간마다 흠칫 놀란다. 

누군가를 알게 되는 게 이렇게나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 너무 쉽게 생각한 것들이 지나서야 후회되는 요즘이다. 

내가 지금 정말 외로운 거겠지. 그 외로움을 누군가가 채워줄 수 없단 걸 알면서도 자꾸만 매달리는 내 모습이 낯설어.

나는 어떤 순간에도 그 사람에게 솔직할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해 괴롭다.    


  

       









스물 다섯 번째 겨울 일상 #2017 일상




한겨울이 찾아왔다.

그동안은 가을이 지나가는 게 너무 아쉬워서 겨울만 되면 늘 쓸쓸했는데 올 해는 신기하게도 그렇지 않다.
몸서리쳐질 만큼 차갑고 시린 공기도 상쾌하게 느껴지고, 집밖에 나설 때마다 날씨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 아주 개운하다.
이제 겨울 마저 좋아하게 된 건가. 
아무튼 그렇다. 

덕분에 기분 좋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바쁘고 힘들지만 나중엔 이 시간도 그리워지겠지. 
감사한 나날들이다.  

    

 
 

귀국 비행기 안에서 #여행



비행기는 딱 제 시간에 출발했다.
기타큐슈 공항은 규모가 무척 작아서 노선 자체가 많지 않다보니 연착될 이유도 없을 듯 했다. 오후 6시반, 바다 넘어 보이는 산머리에 지는 해가 비치는 풍경을 뒤로 한 채 나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하늘은 맑았다. 구름도 많지 않았다. 그렇게 더 이상 육지가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를 건너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싶어 내려다본 아래에는 다시 육지가 보였다. 시간을 보니 곧 착륙시간에 가까워져 있었다. 그렇다면 여긴 우리나라겠구나 싶어 더 자세히 내려다보았다. 그래, 아파트가 저렇게 많지. 정말 다닥다닥 붙어있다. 밤하늘 위에서 보이는 대한민국의 야경은 예뻤다. 여긴 서울일까 아님 벌써 인천인걸까 하는 사이에 비행기가 착륙한다는 안내방송이 들렸다. 그럼 인천이겠구나. 동생은 본인 학교 송도캠퍼스가 저기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저렇게 바다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니 몰랐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다리가 정말 길어 보였고 약간 구불구불한 모양이 위태로워보이기도 했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 왜 세계의 갑부들이 비행기를 소유하고 있는지 알겠단 생각. 정말 얼마나 편리한 교통수단이람. 위에서 바라보면 바다를 건너고 있는 배들도 다 정지해 있는 듯 보였다. 자동차는 더더욱 움직임을 느끼기 어려웠고. 기어가는 것 처럼 보였다. 집에서 학교까지 비행기로 얼마나 걸릴까 십분쯤 걸릴까? 나같아도 내가 제벌이라면 개인 비행기 하나 사겠다 싶어서 피식 웃음이 났다. 동생에게 슬쩍 얘기했더니 우리나라에선 비행기를 타고 나니기 어려우니 헬기가 낫겠다고 했다. 그렇지 비행기는 어렵지. 근데 내가 비행기가 있으면 국내에서 돌아다니겠어? 여기저기 여행하느라 국내엔 잘 안 들어올걸? 아무튼 그런 허황된 꿈을 한 번 꿔봤다. 재밌잖아 이런 상상도.

그렇게 혼자 실실거리는 동안 비행기는 무사히 착륙했다. 육지에 내려온 채로 본부동까지 기어?갔다.(비행기가 날지 않고 가는 걸 뭐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네..)성격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새 안전밸트를 풀고 조금이라도 빨리 내리려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도 그 중 하나였고. 우린 캐리어를 모두 수하물로 보낸 상태에서 재빠르게 내리기가 더 수월했다. 안절밸트를 풀어도 된다는 안내가 나오자 마자 약속한듯이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 복도엔 금새 긴 줄이 생겼다.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렇게 5분쯤 서서 더 기다리다가 문이 열리고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내심 공항에 아빠엄마가 와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아마 그러지 않을 거라 예상했다. 우리가 애도 아니고 집으로 가는 길이 복잡한 것도 아니었고 고작 2박3일 여행이니까 부모님이 공항에 마중을 나올 정도로 그렇게 급하게 우릴 보고 싶은 상태는 아니겠지. 그럼에도 짐을 찾아 게이트를 빠져나가는 순간까지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혹시라도 서로 보지 못하고 엇갈리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와이파이 에그를 반납하고 편의점에서 김밥 하나를 샀다. 집 방향으로 가는 공항버스를 좋은 타이밍으로 알맞게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까 하늘 위에서 본 다리는 버스로 가자 정말 길고 멀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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